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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Originals · 72번째 작품

못 잊을 사람과 한계령에서 눈에 갇힌다면 | EBS 2027 수능완성 문학 현대시 문정희 「한계령을 위한 연가」

SN 오리지날 72번째 작품, 문정희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 못 잊을 사람과 한계령을 넘다 폭설에 갇히고 싶다는 화자의 소망과, 갇히는 일을 ‘눈부신 고립’이자 ‘짧은 축복’이라 부르는 역설을 살펴봅니다.

읽기 시간: 5분SN Originals

안녕하세요 SN 아카데미입니다.😊

SN 오리지날 72번째 작품은, 문정희의 현대시 「한계령을 위한 연가」입니다.

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면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한계령은 강원도 인제와 양양 사이, 설악산 자락을 넘는 높은 고개죠. 이 시의 화자는 한겨울에 못 잊을 사람과 그 고개를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고 말합니다.

폭설은 누구나 피하고 싶은 일인데, 화자는 거꾸로 그 눈에 갇히기를 바라는 것이죠. 고개 이름에 든 한계라는 말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이고 싶다고도 합니다. 실제로 겪은 일이 아니라 그랬으면 좋겠다는 가정으로 쓰인 시이고, 갇히는 일을 눈부신 고립이라 부르는 역설이 작품 전체를 끌고 갑니다.

뉴스는 수십 년 만의 풍요를 다투어 알리고 자동차들은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화자는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이기를 꿈꿉니다.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헬리콥터가 나타나죠. 그래도 화자는 결코 손을 흔들지 않겠다고 합니다.

한때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그 헬리콥터가 이제 자비롭게 먹이를 뿌려도, 옷자락조차 보이지 않겠다고 하죠. 그리고 그렇게 갇힌 시간을 난생처음 짧은 축복이라 부릅니다.

‘갇히는 일이 어떻게 축복이 될 수 있는가’를 되묻게 만드는 문정희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를 SN오리지날과 함께 만나보시죠.


영상 타임라인

  • 00:00 한계령을 위한 연가
  • 02:50 작품 설명

핵심 해설

갈래

현대시, 자유시, 서정시

주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고립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사랑의 소망

표현

가정과 소망의 어조, ‘눈부신 고립’·‘짧은 축복’ 같은 역설, 바깥 세상과 화자의 태도 대비

제목부터 읽기: 왜 하필 ‘한계령’일까?

한계령은 실제 고개 이름이지만, 시에서는 ‘한계’라는 말의 뜻까지 함께 불러옵니다. 화자는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하고 말하죠. 넘어가야 할 고개가 더는 나아갈 수 없는 경계가 되고, 화자는 그 경계에 막히는 일을 오히려 바랍니다. 지명과 ‘한계’라는 의미가 겹치는 지점에서 작품의 역설이 시작됩니다.


「한계령을 위한 연가」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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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처음 짧은 축복에 몸 둘 바를 모르리

시상의 흐름 한눈에 보기

소망

폭설에 갇히고 싶다

못 잊을 사람과 한계령에 묶이기를 바란다.

현실의 변화

풍요가 공포로 바뀐다

날이 어두워지고 구조의 헬리콥터가 나타난다.

의지

구조를 거부하고 머문다

고립의 시간을 ‘짧은 축복’으로 받아들인다.

시상이 전개될수록 바깥의 상황은 점점 위태로워지지만, 화자의 태도는 오히려 더 단단해집니다. ‘-고 싶다’, ‘-였으면’ 같은 소망의 말이 뒤로 갈수록 ‘-지 않으리’, ‘-모르리’ 같은 의지의 말로 바뀌는 흐름에 주목해보세요.


작품 포인트

1. 실제 경험이 아니라 가정 속의 소망이다

이 시의 사건은 모두 화자가 상상하는 장면입니다. “만나고 싶다”, “묶였으면”, “않으리”처럼 소망과 의지를 드러내는 어미가 작품 전체를 이끕니다. 폭설과 헬리콥터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을 극대화하려고 화자가 그려 낸 상황입니다. 장면을 사실처럼 단정하지 말고 가정의 틀 안에서 읽어야 합니다.

2. ‘눈부신 고립’과 ‘짧은 축복’은 역설이다

고립은 보통 피하고 싶은 상태지만, 화자는 그것을 ‘눈부신’ 것이라 부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단둘이 남게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죠. 폭설에 갇힌 시간 역시 ‘축복’이 됩니다. 다만 그 축복은 ‘짧은’ 것이어서, 영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더 간절합니다. 겉으로는 모순되어 보이지만 그 안에 화자의 진심이 담긴 표현입니다.

3. 바깥 세상과 화자의 태도가 대비된다

뉴스는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제 구멍을 찾아 법석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눈을 피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려 하지만, 화자만은 그 자리에 묶이기를 바랍니다. 날이 저물며 풍요가 공포로 변하는 순간에도 화자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같은 폭설을 두고 세상은 벗어나려 하고 화자는 머물려 한다는 대비가 사랑의 간절함을 부각합니다.

4. 헬리콥터는 화자를 고립에서 끌어내려는 바깥의 힘이다

헬리콥터는 구조의 손길이자, 한때 “젊은 심장을 향해 /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존재입니다. 폭력을 휘두르던 힘이 이제 짐승들에게 자비롭게 먹이를 뿌립니다. 화자는 그 앞에서 손을 흔들지도, 옷자락을 보이지도 않겠다고 하죠. 구조를 거부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을 무엇과도 바꾸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동시에 헬리콥터가 지닌 폭력과 자비의 이중적 모습에 대한 화자의 거리감도 함께 읽을 수 있습니다.

5.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이기를 바란다

눈에 발이 묶이는 일은 잠시 길이 막히는 것에 그칩니다. 화자는 그보다 더 깊이, 운명이 묶이기를 바랍니다. 우연히 만난 폭설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운명적인 결합이 되기를 꿈꾸는 것이죠. 물리적 고립이 정서적·운명적 결속으로 확장되는 지점입니다.

수능 감상 포인트

  1. 어미의 변화로 화자의 태도를 읽으세요. ‘-고 싶다’, ‘-였으면’의 소망이 ‘-지 않으리’, ‘-모르리’의 의지로 단단해지는 흐름을 확인합니다.
  2. 역설적 표현을 찾아 의미를 풀어 보세요. ‘눈부신 고립’, ‘짧은 축복’, 한계에 ‘기꺼이’ 묶인다는 표현이 모두 같은 정서를 향합니다.
  3. 대비 구조를 정리하세요. 풍요를 알리는 뉴스와 법석이는 자동차, 공포로 변하는 현실이 머물려는 화자의 태도와 맞섭니다.
  4. 헬리콥터의 이중적 모습을 구분하세요. 과거의 포탄과 지금의 먹이를 함께 보면, 화자가 손을 흔들지 않는 이유가 더 분명해집니다.

정리 포인트

  • 문정희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고립되기를 바라는 현대시입니다.
  • 작품 전체가 실제 경험이 아닌 가정과 소망의 어조로 쓰였습니다.
  • ‘한계령’은 지명이자 ‘한계’라는 의미를 함께 지닙니다.
  • ‘눈부신 고립’, ‘짧은 축복’ 같은 역설이 사랑의 간절함을 드러냅니다.
  • 화자는 헬리콥터의 구조를 거부하며 고립의 시간을 축복으로 받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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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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