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국어 17번 문항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오류 아니냐"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어느 교수님의 해설이 퍼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죠.
하지만 평가원 문항의 과제 규정과 선지 매핑 방식을 기준으로 보면, 정답으로 제시된 ③번 선택지는 충분히 타당합니다. 왜 이렇게 말할 수 있는지, 차분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수능 17번 문제 원 지문


포스텍 이충형 교수님 설명글 - 출처: 오르비








1. 이 문항의 핵심 과제는 무엇인가?
이 문제는 독해·견해대응형입니다.
즉, - "윗글을 바탕으로" - "그 견해에 의하면"
이라는 조건 안에서 각 철학자의 입장을 정확히 매핑하여 판단해야 하는 유형입니다.
철학적으로 어떤 입장이 더 옳은가를 묻는 문제가 아니라, 지문 안에서 요약된 입장과 선지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문제입니다.
2. 왜 ③번이 맞는가?
③번은 다음 논리를 따릅니다.
지문이 요약한 "칸트 이전까지 유력했던 견해"
- 인격 동일성의 근거 = 시간 속에서 지속하는 '생각하는 나(영혼)'이라는 단일 주관
- 즉, 생각의 지속 = 동일 인격
갑의 주장
- "생각하는 나의 지속만으로는 인격 동일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 그 견해에 의하면 갑의 주장은 옳지 않다
즉, 지문에 요약된 원리를 선지 문장과 대조하면 ③은 자연스럽게 참입니다.
3. 교수님 반론은 왜 다른 결론에 도달했는가?
교수님의 논지는 다음과 같은 관점 이동을 포함합니다.
교수님이 추가한 전제
- 스캔 프로그램 속 존재는 "단일한 주관"이 유지되지 않는다
- 그러므로 갑의 주장에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지문 밖 가정입니다. 문항은 "스캔 사실 여부"나 "동일성 논증의 엄밀성"을 묻지 않습니다.
시험에서 요구하는 것은: - 지문 내부 전제 - "그 견해에 의하면"이라는 한정 - 매핑 정확도
따라서 교수님의 분석은 철학적으로 의미 있지만, 시험 채점 기준과는 다른 층위의 접근입니다.
4. 다른 선지들은 왜 오답인가?
❌ ① 롱게네스
- 기준: 동시적으로 자기 것으로 인식되는 신체
- 선지: 프로그램 의식만으로 인격 인정
- 문제점: 기준과 정반대 + 갑 입장도 오해
❌ ② 스트로슨
- 기준: 의식 + 신체 결합
- 선지: 을에게 "신체 없는 존재에 인격 귀속 불가 입장"을 덧씌움
- 문제점: 을 입장 왜곡 + 평가도 역방향
✅ ③ (정답)
❌ ④ 칸트
- 입장: 동시적 동일 인격의 존재는 가정되어야 함
- 선지: 사고 기능 동일성만으로 판단
- 문제점: 칸트 입장 축소/오류
❌ ⑤ 롱게네스
- 적용 범위: 시공간적 인간으로 한정
- 선지: 인간 외 존재에도 동일 기준 적용
- 문제점: 범위 확장 오류 + 을의 기능주의와 충돌
5. 왜 사람들이 "오류 같다"고 느끼는가?
이유 1: 치환논증 문제
a=b, a가 C이면 b도 C? → 철학적으로는 문제 제기 가능
이유 2: 스캔 시나리오의 현실성
지문 외 해석이 개입되기 쉬움
이유 3: 철학 난도 vs 수능 단순화
학문적 감각이 강할수록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짐
즉, 논란은 문항 오류 때문이 아니라 층위 혼동 때문입니다.
6. 실전에서 이 유형을 푸는 비법
4단계 체크리스트
1. 표지어 고정 - "에 의하면/따르면" = 지문 밖 판단 금지
2. 기준어 추출 - 판단 기준 / 적용 범위
3. 선지 매핑 - 주체·술어 1:1 대응 여부
4. 오류 패턴 스캔 - 적용 범위 확장/축소 - 주체 바꾸기 - 기능 동일성=동일 인격 오인
이렇게 보면 ③은 가장 안정적입니다.
7. 결론
우리 SN독학기숙학원은 평가원 정답인 ③에 동의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시험은 철학적 정합성이 아니라 지문 내 입장 대응 정확성을 채점하기 때문
- ③은 지문에 요약된 견해와 선지의 문장 대응이 가장 정확하기 때문
- 다른 선지는 기술 오류·범위 왜곡·입장 오해가 명확하기 때문
그러나 교수님의 문제 제기는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 철학 논의에서는 동일성, 주관, 치환, 인격 귀속 등 더 깊은 층위가 존재합니다. 수능 문항은 이를 단순화한 요약판이므로 괴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 한 줄 요약
이 문제는 철학적 진위를 묻는 게 아니라, "지문 안에서의 입장 매핑 정확도"를 묻는 문항이다. 따라서 ③은 채점 기준상 가장 안정적이다.
✅ 현재 평가원 공식 입장은?
아직 평가원이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공식적으로 공개된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 평가원 발표 요약
- 2026학년도 수능 국어 17번 문항에 대해 다수의 이의신청이 접수된 상태이며, 학계의 지적과 수험생·강사의 의견을 포함해 심사 절차를 진행 중
- 평가원은 "기본 계획에 따라 17번 문항을 포함한 전체 이의신청을 심의하여 11월 25일 오후 5시 최종 정답을 확정 발표한다"고 안내
- 현 시점에서 정답은 ③번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지문과 보기의 논리를 바탕으로 정답을 도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
- 오류 인정 여부 및 정답 처리 방식은 최종 심사 결과에 따라 결정되며, 발표는 25일 공식 공개 예정
🔍 그렇다면 결론은 어떻게 날까?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 채점 기준 관점에서는 ③번이 가장 안정적이고
- 학문적 관점에서는 문제 제기가 가능한 구조이며
- 수험생·강사·학계 해석이 갈리기 쉬운 유형이기 때문에
최종 발표가 어떻게 나오든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도 정말 궁금하네요. 25일 오후 5시, 결과가 나오면 추가 분석과 업데이트도 정리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