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의 질문, 그리고 AI 학습이 마주한 불편한 현실
"AI가 도입되면 바둑기사들의 실력이 모두 비슷해 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 이세돌
이세돌 전 프로기사는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유튜브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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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SW 산업전망 컨퍼런스 - 이세돌 특임교수 기조연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대국을 통해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AI 시대에 우리가 갖춰야 할 마인드셋과 실용적 역량을 제시합니다. 인간의 고정관념을 깨고, AI를 단순한 경쟁자가 아닌 협력 도구로 활용하여 '창의적 질문-주도적 판단-커뮤니케이션'의 순환 과정을 통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생존 전략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핵심 질문과 답변
📌 AI 시대에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AI와의 대결 시대는 끝났으며, 인간은 콘텐츠를 만들고 방향성을 제시하며 끝맺음을 하는 역할을 하고, AI는 중간 과정에서 강력한 도구로 협력해야 합니다.
💡 AI 활용 역량이 개인의 능력으로 평가되는 시대에 중요한 것은? 창의적으로 질문하고, 주도적으로 판단하며, 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순환 과정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알파고 대국의 통찰
- 2016년 알파고와의 대국은 이세돌 9단의 인생에서 큰 전환점
- 1국 패배: 생소함과 괴리감으로 실력 발휘 못함
- 2국 패배: 최선을 다했으나 어디서 실수했는지 원인을 알 수 없는 충격
- 3국 패배: 극초반 승부 작전이 실패, 인간의 감각이 데이터에 무기력함을 깨달음
- 4국 승리: 중반 승부와 버그 유도 전략, 30년 바둑 철학을 위배하는 68수로 승리
2. AI 바둑의 창의성과 인간의 고정관념
- 알파고 마스터 버전이 둔 수는 "두지 말라고 배운 수"였으나 실제로는 좋은 수
- 30년간 수많은 프로 기사들이 이 수를 두지 못한 이유: 고정관념
- AI는 고정관념이 없기 때문에 더 자연스럽고 창의적으로 느껴짐
3. 격차의 가속화
- AI 도입 후 상향 평준화를 예상했으나 결과는 정반대
- 상위 랭커가 하위 랭커보다 AI를 더 잘 이해하고 활용하면서 격차가 더 벌어짐
- 이 현상은 바둑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 동일하게 발생
4. AI 시대의 생존 전략
- 순환 과정: 창의적 질문 → 주도적 판단 → 커뮤니케이션 → 다시 창의적 질문
- AI와의 대결이 아닌 협력의 시대
- 인간: 방향성 제시와 끝맺음 / AI: 중간 과정에서 강력한 도구
- 궁극적 목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함
강연 전문 보기
1. 이세돌 9단의 바둑 인생과 알파고 대국을 통한 AI 시대의 통찰
바둑 인생의 시작과 철학 이세돌 9단은 88년 만 4세에 바둑을 시작하여 19년 말 은퇴할 때까지 약 30년 이상 바둑을 두었다. 6세 때 아버지로부터 바둑을 취미가 아닌 전문가의 길로 걸을 것이라는 말씀을 들었다. 바둑을 마인드 스포츠나 보드 게임이 아닌, 둘이서 만들어 가는 하나의 작품 세계, 예술로 배웠다.
프로 기사로서의 성장 과정 9세에 서울로 올라와 선생님 문하에서 바둑을 배웠고, 만 12세에 프로에 입문했다. 프로 입문 후 프로의 벽을 느꼈으며, 첫 우승과 목표였던 이창호 사범을 이겼던 기억 등 30년 이상 굴곡이 있었지만 비교적 행복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2016년 알파고 대국: 큰 전환점 2016년 알파고와의 대국은 이세돌 9단의 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되었다. 대국 제의를 받았을 당시, 이를 대결이 아닌 단순한 이벤트로 생각했으며, 자신이 질 것이라는 생각은 일도 하지 않았다. 다만, 언젠가는 체스처럼 바둑도 컴퓨터가 정복할 것이라 생각했고, 2016년이 그 시작을 끊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 여겨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준비의 미흡함과 알파고의 개발자 승부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준비가 미흡했으며, 특히 AI에 대한 공부와 어떤 스타일로 둬야 할지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 알파고를 만든 데미스 하사비스는 이후 알파폴드를 통해 단백질 구조를 밝혀내며 노벨상까지 받은 대단한 인물이다.
2. 알파고 대국 전후의 통찰과 인간의 고정관념
2.1. 알파고의 발전 속도와 인간의 혜안 부족
대국 5개월 전 기보 분석의 한계 대국 시점 5개월 전에 알파고의 기보를 봤을 때, 다른 프로 바둑 프로그램들과 차이점은 있었으나 자신과 대결하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5개월 후 알파고가 얼마나 실력이 올라올지 예측하는 것이 중요했으나, 과거 기보만 보고 마음을 놓았던 것은 프로 기사로서도, 대국 당사자로서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의 중요성 (ChatGPT 사례) 우리에게는 앞을 바라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ChatGPT의 경우, 2022년 11월 30일에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세상 밖으로 처음 선보인 것은 2019년 시범 자리였다. 당시 사람들은 ChatGPT를 '깡통'이라고 무시했으며, 기술이 발전했을 때 어떻게 될지 생각하지 못하고 "거짓말만 하는 깡통이네"라고 평가절하했다.
2.2. 1국, 2국 패배와 바둑계의 충격
1국 패배: 심리적 요인과 생소함 1국 전야제 때 구글 알파벳 회장이었던 에릭 슈미트 회장의 자신감 있는 발언을 듣고 이미 대국 전에 졌다고 느꼈으며, 경각심을 가지고 승리 예상 수위를 낮췄다 (5승 예상 → 3승 2패 예상). 바둑은 상대방의 기운이나 승부 호흡을 느끼며 두는데, 알파고는 모니터를 보고 바둑돌을 운반하는 사람(대리인)이 생각이나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기운을 느낄 수 없었다. 실제 대국에서 오는 생소함과 괴리감이 예상보다 너무 커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알파고의 강력함도 있었지만 스스로 무너진 패배였다. 1국 패배 후에는 "내 실력만 발휘하면 2, 3, 4, 5국은 다 이기지"라고 생각하며 크게 충격받지 않았다.
2국 패배: 원인을 알 수 없는 패배 2국이 끝나고 나서는 이세돌 9단뿐만 아니라 바둑계 전체의 시각과 관점이 완전히 달라졌다. 2국은 1국에서 느꼈던 생소함이 사라진 상태에서 최선을 다해 두었고 바둑 내용도 이상하지 않았으나, 속절없이 밀려 패배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어디서 어떻게 실수를 해서 패배까지 이르게 됐는지 원인을 전혀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인간과의 대결에서는 복기를 통해 패배 원인을 알 수 있지만, 알파고와의 대국에서는 불가능했으며, 존경하는 선배 기사조차 "사람이 이길 수 없는 것 같으니 편안하게 두라"고 말할 정도로 바둑계 전체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2.3. 3국 패배와 인간의 무기력함
3국 작전의 실패 3국에서는 알파고의 실력이 자신보다 우위에 있음을 인정하고 알파고에 맞춘 작전을 짜서 임했으나, 이는 굉장히 잘못된 작전이었다. 알파고의 엄청난 연산 능력을 감안하여 극초반에 승부를 거는 작전을 펼쳤다. 바둑은 돌 수가 적을수록 경우의 수가 많아지는데, 인공지능과 사람의 차이는 극초반에서 더욱더 크게 벌어진다. 그 이유는 사람은 돌 수가 적으면 수읽기를 할 수 없고 오직 감각에 의존해야 하는데, 결과는 데이터의 압승이었으며, 인간의 감각이 이렇게 무기력한 줄 처음 알았다.
AI에 대한 무지와 자기 배제 사람은 돌 수가 많아지면 수읽기를 할 수 있게 되므로, 수읽기와 감각이 공존하는 중반에서 AI와 승부를 했어야 했다. 이세돌 9단은 AI에 대해 너무 무지했고, AI만 생각하다 보니 사람인 자신을 제외하고 생각했던 부분도 있었다.
3. 4국 승리와 바둑 철학의 위배
3국 패배 후의 응원과 힘 3국 패배 당일은 결혼 10주년 기념일이었으며, 구글 딥마인드 측에서 샴페인을 올려주기도 했다. 평소 대국 관련 기사나 댓글을 찾아보지 않지만, 이날은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생존 여부를 확인차 찾아봤다. 악플이 아예 없진 않았지만 거의 대부분이 응원의 댓글이었으며, 가족, 동료, 지인들의 따뜻한 격려가 큰 힘이 되었다.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통해 힘을 얻는 것이 인간만의 능력이 아닌가 생각했다.
4국 작전: 중반 승부와 버그 유도 4국에서는 극초반은 안 되고, 돌 수가 너무 많아진 후반은 AI의 연산 능력 때문에 완벽하게 두어올 수 있으므로, 중반 50수에서 100수 사이를 노렸다. 중요한 것은 사람과의 대결처럼 정상적으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알파고의 버그를 일으켜야 하는 것이었다.
승부수 68수와 철학의 위배 4국에서 알파고가 버그를 일으킨 것은 78수 이후이지만, 이 바둑의 진정한 승부수는 68번째 수였다. 68번째 수는 사람과의 대결이었다면 절대 두지 않을 수이며, 정수(최선의 수)가 아니었다. 이 수는 통하지 않았을 경우 당연히 패착이 될 수 있으며, "이세돌이 멘탈이 살짝 나갔다"고 평가받을 수도 있는 수였다. 이 수는 오직 알파고의 버그를 일으키려는 일념 하에 두어진 수였고, 결국 통하여 4국 승리로 이어졌다. 이 수는 이세돌 9단이 30년 바둑을 두면서 가진 신념과 철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수였으며, 정수가 아닌 것을 알면서 의도적으로 둔 것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 한 판을 이기기 위해 신념과 철학을 위배하는 수를 두었어야 했는지에 대해 아직도 의문이 남는다.
4. 알파고의 발전과 바둑계의 변화
4.1. 알파고 버전별 발전과 인간의 이해 상실
알파고 리 (AlphaGo Lee)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을 통해 이세돌의 성을 따서 명칭이 붙었으며, 인간의 기보를 학습하고 딥러닝 강화 학습으로 만들어졌다.
알파고 마스터 (AlphaGo Master) 약 1년 후 출시되었으며, 인간의 기보를 학습한 것으로는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다는 의미로 명칭이 붙었다. 알파고 리와 거의 같지만 더 많은 자체 대국과 디테일적인 기술이 추가되었으며, 이 버전이 나오면서부터 사람은 AI를 이기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알파고 마스터 버전이 나오면서 바둑 프로그램들이 쫙 깔려 누구나 쉽게 다운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 마스터 버전을 보며 "와 바둑 이렇게 두는 거구나"라며 감탄했다.
알파고 제로 (AlphaGo Zero) 약 6개월 후에 출시되었으며, 인간의 기보를 학습하지 않고 룰만 가르쳐 준 채 자체 대국만으로 학습했다. 이세돌 9단과 대국했던 알파고 리를 단 10일 만에 압도했으며, 알파고 마스터 버전도 약 40일 만에 압도하기 시작했다. 알파고 제로 버전이 나오면서 인간은 AI의 수를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다. 30년 바둑을 두었음에도 인공지능이 둔 수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으며, 이 버전이 나오면서 바둑은 완벽히 인간의 손을 떠났다고 생각해도 좋다.
4.2. 바둑계의 대응과 해설의 변화
AI를 이해하려는 노력 바둑이 인간의 손을 떠났다고 했지만, 프로 기사들은 지금도 바둑을 두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바둑을 되찾아오려는 노력이다. AI를 이기기는 힘들겠지만, AI의 둔 수를 이해만 할 수 있다면 바둑이 인간의 손을 떠났다고 할 필요는 없다. 후배 기사들은 AI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다시 바둑을 인간의 손으로 돌려놓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AI 전후의 해설 변화 AI 이전(2015년)의 해설은 완벽하거나 정확하지 않았지만, 인간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과거에는 프로 기사가 실수를 하고도 당당하게 쳐다보면 해설자들이 "저 수는 이세돌만이 둘 수 있는 수입니다"라고 평가하는 '맛'이 있었다. AI가 나오면서 해설은 AI를 보고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가 두어지면 퍼센티지가 떨어졌는지, 반집 손해인지 등이 정확하게 나오게 되었다. 이는 정확도가 올라갔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도 있다.
AI 이후의 해설 방식 AI 이후의 해설은 인공지능이 말하는 최선의 흐름을 해설자가 찾아내 전달하는 방식이다. 해설자들은 AI가 제시하는 수 중 아직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더 물어보고 소개하겠다고 말하는 등, AI를 보고 해설한다. 해설자들은 AI를 보고 아마추어들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도록 전환하여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AI는 바둑이 많이 기울었을 때 승률(예: 1.1%, 0.6%)을 보여주며, 한 수를 두었을 때 AI가 생각한 블루스팟에 두면 승률이 유지되고, 그렇지 않으면 승률이 떨어진다. 프로 기사들은 이 승률 변화를 보고 해설하고, 공부하고 있다.
4.3. 바둑계 변화가 시사하는 산업 전반의 변화
AI 이전과 이후의 역할 변화 AI 이전에는 바둑 프로 기사들이 바둑 기술 발전을 이끌었고, 아마추어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였다. 이제는 AI가 훨씬 더 높은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AI를 보고 공부하는 입장이 되었기 때문에, 인간이 바둑 기술 발전이나 큰 틀의 길을 제시하는 것은 사라졌다.
AI 기반의 산업 적용 이제 AI를 기반으로 바둑을 두어 가듯이, 이 일은 비단 바둑계만의 문제가 아니며, 모든 산업에서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다.
5. AI 시대의 마인드셋과 생존 전략
5.1. AI 바둑의 창의성과 인간의 고정관념
AI 바둑이 더 자연스럽고 창의적으로 느껴지는 충격 이세돌 9단에게 알파고에게 패한 것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왜 AI 바둑이 더 자연스럽고 창의적으로 느껴지냐는 부분이었다. 처음에는 바둑을 잘 두면 창의적으로 느껴지는가 생각했지만, 2017년 알파고 마스터 버전이 나오면서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인간의 고정관념을 보여주는 사례 알파고 마스터 버전은 세 번째 혹은 다섯 번째 수에 특정 자리를 두었는데, 이세돌 9단은 30분간 생각한 끝에 '괜찮은 수'라고 결론 내렸다. 한중일 수많은 기사와 기보 속에서 이 수를 찾지 못했는데, 이는 알파고 마스터 버전이 나오기 전까지 인간 프로 기사들은 이 수를 두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 수는 바둑을 배울 때 두지 말라고 배우는 수였기 때문에, 프로 기사가 되어서도 두지 못하는 인간의 고정관념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AI는 인간의 관점에서 봤을 때 사실상 고정관념이 없기 때문에 AI 바둑이 더 자연스럽고 창의적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고정관념이 없는 AI와 함께 협업하여 나아가야 하는 시대이다.
5.2. AI 활용 역량에 따른 격차의 가속화
상향 평준화 예상의 빗나감 이세돌 9단은 AI 바둑 프로그램이 깔리면서 정답을 보고 공부할 수 있게 되어 상향 평준화가 되고 절대적인 1인자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은 정반대로 갔으며, 이제 상위 랭커를 이기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가 될 정도로 어려워졌다.
격차 발생의 원인 탑 랭커들은 탑 랭커대로 쭉 나아갔는데, 그 이유는 상위 랭커가 하위 랭커보다 AI를 더 이해하고 더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산업 전반의 격차 가속화 이 현상은 바둑계만의 문제가 아니며, 생성형 AI가 나오면서 산업계 전반에 걸쳐 동일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AI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들은 예전의 세네 명 이상의 몫을 하면서 앞서 나가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의 자리마저 위협받는 것이 현실이다.
5.3. AI 시대의 생존 순환 과정과 마인드셋
AI 활용 역량의 순환 과정 AI 활용 역량이 곧 개인의 능력이 되는 시대이다. AI 시대의 생존 전략은 창의적으로 질문하고, 주도적으로 판단하며, 그것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고, 다시 창의적 질문으로 돌아오는 순환 과정이다. 이 순환 과정을 루틴에서 계속 나아가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 과정을 거친 사람과 거치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벌어진다. 예전에는 격차가 점진적으로 벌어졌지만, 이제는 AI가 결과물들을 기하급수적으로 쏟아내면서 격차가 가속화되고 있다.
AI와의 관계 설정 (협력 도구) AI와의 대결 시대는 이미 끝났으며, 이제는 AI와 대결하는 시대가 아니다. 인간은 처음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끝맺음을 하는 역할을 하며, 그 중간 부분에서 AI가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룰이 명확하고 한정적인 상황에서는 AI가 엄청나게 강력한 힘을 내며, 프로젝트나 일은 어느 정도 룰이 생기고 한정적이 되므로 AI가 강력할 수밖에 없다. 이제 AI는 도구로 바라보든 친구로 바라보든 같이 나가는 존재가 되었으며, AI를 활용하여 협력해야 하는 존재이다.
5.4. 궁극적인 목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
AI 시대에 해야 할 일 AI 시대에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궁극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콘텐츠 제작의 역할 분담 AI가 소설, 영상 등 많은 콘텐츠 부분들을 해 줄 것이며, 대부분의 콘텐츠를 AI가 만든 것을 보게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AI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어느 정도 방향성을 정해주고 끝맺음을 해 줬을 것이다. 콘텐츠를 만들고 끝맺음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
누구나 AI가 주는 '정답'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으니 바둑기사 간의 실력의 격차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과는 오히려 더 벌어졌다는 고백이었습니다.
정답은 모두에게 열려 있는데, 왜 상위 랭커와 하위 랭커의 거리는 더 멀어졌을까요?
정답을 '따라가는 사람'과 구조를 '이해하는 사람'의 차이
이세돌 전 프로가 짚은 핵심은 명확합니다.
하위 랭커
AI가 제시하는 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데 집중
상위 랭커
AI가 왜 그런 수를 두었는지, 그 판단의 구조와 전략을 이해하려 함
공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AI에게 질문하고, 정답과 매끄러운 해설을 받아 적는 것만으로도 학생은 '공부를 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AI의 실력이지, 학생의 사고가 자란 결과는 아닙니다.
반면 상위권 학생들은 AI의 풀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비교하고, 어디서 갈라졌는지를 확인하며 사고의 회로를 스스로 교정합니다.
결국 같은 AI를 두고도, 누군가는 사고를 대신 맡기고 누군가는 사고를 확장합니다. 이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결정적인 격차로 누적됩니다.
AI는 격차를 줄이지 않는다, 가속한다
많은 사람들은 AI가 교육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모두를 더 똑똑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더 냉정합니다.
- AI를 '답지'처럼 소비하는 학습은 사고의 근육을 쓰지 않게 만듭니다.
- AI를 '사고의 도구'로 다루는 학습은 생각의 범위를 빠르게 확장시킵니다.
학습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질문과 정답 사이의 사고 과정이 사라질 때입니다.
- 왜 이 질문을 했는지 돌아보지 않고
- 어디서 막혔는지 추적하지 않으며
- 결과값인 정답에만 머무는 학습
이 방식으로는 아무리 좋은 AI를 써도 이세돌 전 프로가 말한 '격차의 역설'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SNarGPT는 '정답'이 아니라 '사고의 흔적'을 봅니다
SNarGPT는 정답을 더 빨리 알려주기 위해 만들어진 AI가 아닙니다. 정답을 빨리 아는 건 일반 LLM(Gemini, ChatGPT)으로도 충분합니다.
우리가 집중한 것은 학생이 정답에 도달하기까지 남긴 사고의 흔적이었습니다.
- 이 질문은 어떤 오개념에서 출발했는지
- 어디까지는 이해했고, 어디서 멈췄는지
- 왜 이 지점에서 다음 단계로 가지 못했는지
SNarGPT는 질문 하나를 단순한 입력값이 아니라 하나의 사고 사건으로 바라봅니다.
정답을 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질문이 만들어진 사고의 경로를 분석합니다.
SNarGPT는 '답변 AI'가 아니라 사고 과정을 읽는 AI입니다.
AI는 분석하고, 사람은 판단한다
AI는 방대한 가능성을 빠르게 탐색합니다. 패턴을 찾고, 약점을 드러내고, 사고의 맹점을 비춰줍니다.
하지만 그 분석을 바탕으로 무엇을 선택할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SN은 AI가 학생을 대신 공부해주길 바라지 않습니다. AI를 통해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사고를 더 정확히 바라보고, 더 나은 질문을 던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치며
AI와 경쟁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AI를 얼마나 많이 쓰느냐가 아니라, AI를 통해 나의 사고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입니다.
SN은 AI를 도입한 학원이 아니라, AI로 학습을 읽고 사고의 구조를 다루는 시스템을 선택했습니다.
이세돌 전 프로가 바둑판 위에서 마주했던 질문은 지금 학습 현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SNarGPT는 만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