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N독학기숙학원 대표 윤석기입니다.

오늘은 조금 조심스럽지만, 꼭 한번 글로 남겨보고 싶었던 주제 — "공부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공부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똑같은 책을 보고 똑같은 문제를 풀어도, 어떤 학생은 성장이 빠르고, 어떤 학생은 느립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수많은 학생을 지도하며 '정답 같은 공부법'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AI(인공지능) 덕분에 저는 오히려 '공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조금 더 확실한 답을 얻게 되었습니다.

AI는 어떻게 학습하는가?

잠시 공부 이야기로 가기 전에, AI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AI는 어떻게 이렇게 똑똑해졌을까요?

우리는 흔히 AI가 '천재 알고리즘' 때문에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발전 역사를 보면, AI가 똑똑해진 핵심 비밀은 구조(설계)보다 노출량(학습량)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두뇌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많이 보고 많이 배웠기 때문에" 잘하게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 단어 500개만 아는 사람과
  • 단어 5만 개를 아는 사람은

대화 능력이 완전히 다르죠?

AI도 비슷합니다. 제가 AI 전문가는 아니지만, 제가 이해한 바로는 모델 안의 "파라미터(parameter)"라는 것은 일종의 '더 큰 그릇'과 같습니다. 더 많은 패턴과 경험을 담을 수 있는 용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파라미터가 많다 = 더 복잡하고 많은 패턴을 학습해 저장할 수 있다
파라미터가 적다 = 담을 수 있는 패턴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요즘 AI는 정교한 알고리즘을 더 다듬는 것보다, 그저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집어넣는 방식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ChatGPT도 몇 천억, 몇 조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초거대' 모델이 된 것이죠.

즉, AI의 지능을 키운 것은 '설계'가 아니라 '노출량(학습량)'이었습니다.

AI 파라미터와 학습량의 관계

이미지 출처: https://soccom.tistory.com/656

인간의 공부도 다르지 않습니다

AI는 설계도보다 반복 노출(학습량)이 실력을 키웁니다. 사람의 공부도 똑같습니다.

많은 학생이 "저는 공부 머리가 안 좋아서요" "방법을 몰라서 성적이 안 나옵니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노출량의 부족'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특히 수능은 이 특징이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수능은 '깊은 이해'와 '패턴 숙련'이 결합되어야 하는 시험입니다. 물론 기본 개념과 원리를 모르면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개념은 어느 정도 이해했는데 문제는 못 풀겠어요"라고 말하는 이유는, 바로 패턴 노출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개념과 유형에 10번 노출된 학생과 30번 노출된 학생은 이해력과 정확도, 그리고 '자동화된 풀이 속도'가 전혀 다릅니다.

실제 사례: 한 학생이 수학 킬러 문제를 처음 봤을 때 20분이 걸렸지만, 같은 유형을 15번 반복한 후에는 3분 만에 풀었습니다. 머리가 좋아진 게 아니라, 패턴이 몸에 각인된 것이죠.

수능 공부와 패턴 학습
수능 공부와 패턴 학습

즉, 수능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 이기는 시험이 아니라, 같은 유형을 질릴 만큼 많이 본 사람이 체계적으로 이기는 시험입니다.

이게 바로 상위권 학생들이 마지막 2~3개월에 '급상승'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능이 올라서가 아니라, 패턴이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뇌에 내재화되기 때문입니다.

핵심 원리: 최소한 수능 공부는 똑똑해야 하는 게 아니라 충분히 많이 접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실전에서는 어떻게 적용할까?

결국 좋은 수능 공부법의 본질은 간단합니다.

"생각보다 더 많이 반복하고, 잊을 때마다 다시 보고, 패턴이 체화될 때까지 풀어 보는 것."

AI가 벡터를 통해 '패턴'을 내재화하듯, 우리 역시 지식을 몸에 각인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바꿔 말하면,

  • 지금 당장 1차 이해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 반복 노출이 쌓이면 어느 순간 '전이(transfer)'가 일어납니다.
  • 그때 비로소 실력이 '튀어오르는 구간'이 나옵니다.
학습 곡선과 실력 향상 구간
학습 곡선과 실력 향상 구간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무작정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 회상(active recall)'과 '간격 반복'이 동반되어야 진짜 내재화가 일어납니다. 그저 교재를 계속 읽기만 하는 것과, 스스로 문제를 풀며 기억을 꺼내 보는 것은 전혀 다른 학습입니다.

실제로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머리가 좋은 게 아니라, 반복 구간을 끝까지 버티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이 원리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문제는 '알고 있다'와 '실행한다'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저는 SN에서 이 원리를 시스템으로 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반복이 '의지'가 아니라 '환경'으로 작동하도록 말이죠.

SN의 시스템적 접근:
• 하루 14시간 이상의 순수 학습량
• 일정이 흐트러지지 않는 몰입형 구조
• 반복과 회독이 자동으로 누적되는 루틴 설계

SN 학습 시스템
SN 학습 시스템

즉, "공부 시간이 많다"가 아니라 "패턴 노출량이 압도적으로 빠르게 쌓인다"는 점에서 수능 구조와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환경을 만들려고 합니다.

마무리

AI가 보여준 학습의 원리처럼, 우리도 설계가 아니라 노출량, 지능이 아니라 반복과 내재화로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원리를 실제 공부 루틴으로 어떻게 옮기는지, SN의 14시간 환경 속에서 반복이 '의지'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그 외에도 "반복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양을 늘리되 질도 떨어지지 않게 하는 법", "지겨움·슬럼프를 관리하는 법" 같은 현실적인 방법을 하나씩 풀어 보려고 합니다.

다음 글 예고:
• 반복이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구체적 방법
• 양과 질의 균형을 맞추는 전략
• 학습 슬럼프 극복법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자

SN독학기숙학원 대표 윤석기